레진코믹스

(유로파 유니버셜리스 4 시작시점인 1444년 11월 11일 시점의 영국과 프랑스. 

프랑스가 분열되어 보이지만, 브르타뉴 반도와 부르고뉴 공국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프랑스의 속국이다.)

역덕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본 패러독스사의 대표작 유로파 유니버셜리스 4,

자신이 이끄는 나라를 역사에 흐름 속에서 경영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의 몰입을 돕기위해 실제 역사적 사실을 구현한 이벤트가 있습니다.

스페인의 이베리안 웨딩, 부르고뉴의 상속 위기,개신교의 등장, 프로이센의 형성 등 

판도와 균형을 무너뜨리는 대형 이벤트들이 존재하지만,

이런 대형 이벤트 중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벤트는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입니다.

그 중에서 투르 조약을 바탕으로 한 '메인의 양도' 이벤트입니다.

#백년 전쟁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서로에게 동군연합(*같은 왕을 섬기는일종의 연합국)을 강요할 수 있는 전쟁 명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알려면 게임 시작 시점인 1444년 11월 11일보다 훨씬 이전인 백년 전쟁 발발 시기로 돌아가야합니다.

프랑스 카페 왕조의 15대 왕인 샤를 4세가 후계자 없이 사망하게 되면서 백년 전쟁의 서사가 밝습니다.

당시 서열 상 루이 10세의 외손주 카를로스 2세-이사벨의 아들 에드워드 3세-발루아 공 필리프 순이지만, 

프랑스가 살리카법(여성의 왕위 계승을 금지하는 프랑크 왕국의 법)을 근거로 들며 여자인 호아나 2세와 이사벨을 계승서열에서 배제, 

발루아 공이 필리프 6세가 되어 프랑스의 왕이 됩니다.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3세는 이에 반발하여 자신의 프랑스 왕위 계승권을 주장하며 전쟁을 선포합니다.

이 외에도 과거 노르망디 공(=프랑스의 신하)(+아키텐 공)이면서 잉글랜드의 왕인 미묘한 관계, 저지대 지방의 경제권을 둘러싼 대립 등 양국의 쌓인 갈등도 배경 원인으로 존재합니다.

# 투르 조약 - 메인의 양도

투르 조약은 1444년 5월 28일에 잉글랜드와 프랑스 사이에 맺어진 '휴전' 조약입니다.

조약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1. 잉글랜드는 메인 지방을 프랑스에 양도한다.

2. 앙주공의 딸 마가렛을 잉글랜드 국왕 헨리 6세와 결혼시킨다.

1번 조약이 바탕되어 생겨난 이벤트가 바로 메인의 양도입니다.

(잉글랜드 플레이어 시점 이벤트)

선택지

1. 메인을 프랑스에게 양도한다. 휴전 기간을 늘린다.

2. 프랑스에게 메인의 양도 이벤트가 발생.

이게 특정 결과가 강제되는 이벤트가 아닌, 플레이어에게 선택을 주는 이벤트인 이유는 

실제로 헨리 6세가 조약을 이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헨리 6세는 앙주의 마가렛과 결혼하지만, 샤를 7세가 메인을 내놓으라했을 때는 씹어버립니다.

실제로 그럴것이, 메인은 보다시피 군사적으로 요충지인 동시에 꿀땅이라서 

그냥 내줬을때 자국에서 받을 후폭풍이 두려웠던 것이죠.

(프랑스 플레이어 시점 이벤트)

선택지

1. 잉글랜드가 프랑스에게 '동군연합 재결성' 목표로 전쟁 선포

2. 위신, 충성도, 프로방스와의 관계도를 잃음

샤를 7세는 이에 반발하여 직접 노르망디로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가 시위를 합니다.

헨리 6세는 그제서야 꼬랑지를 내리고 메인을 프랑스에 양도하게 됩니다.

# 투르 조약 - 앙주의 마가렛

잉글랜드를 플레이 할 때 상당히 꿀같은 이벤트인 '앙주의 마가렛' 역시 투르 조약에서 파생된 이벤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상에서는 3개의 선택지 모두 괜찮은 선택지라 뭘 골라도 이득이지만, 영문위키에서는 이 결혼을 썩 좋게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다.

헨리 6세는 프랑스 왕실과 결혼하여, 영구적인 평화를 꿈꿨습니다.

샤를 7세의 가족인 마가렛이 프랑스와 잉글랜드 사이에서 중재를 해주고, 관계를 돈독히 해줄거라고 믿었습니다만,

마가렛은 eu4에서 능력치 0/0/0인 그보다 더 똑똑한 여자고, 프랑스의 편을 들었습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샤를 7세에게 마가렛은 부인의 조카딸, 

즉 자기랑 혈육관계를 따지려면 고조할아버지까지 올라가야할 정도로 밀접한 사이가 아닙니다. 

(또 따지고보면 조카사위가 됨ㅋㅋ)

헨리가 이 결혼을 통해 프랑스 왕실에 간섭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샤를 7세는 손 안대고 메인이라는 개꿀땅을 날먹했을 뿐더러, 잉글랜드 왕실에 프랑스 아군 첩자하나 심어뒀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후폭풍? - 장미 전쟁

저도 첨에 메인의 양도가 뭔 고증인지 궁금해서 찾아본건데, 의외로 장미 전쟁까지 살짝 영향을 끼칩니다.

장미 전쟁은 헨리 6세의 랭커스터 가문과, 방계 가문인 요크 가문의 왕위를 건 내전입니다.

일단 투르 조약은 비밀리에 맺어진 조약인데, 헨리 6세와 서포크 공작의 합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서보셨듯이, 잉글랜드에는 전혀 이득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임으로 서포크 공작은 권력을 잃고, 이후 암살 당합니다.

서포크 공작의 후임으로 잉글랜드 정부의 중신은 요크공의 정적인, 서머셋 공작이 맡게 됩니다.

또한 투르 조약의 영향으로 마가렛이 왕비가 되어 권력을 쥐게되죠.

장미 전쟁 가문별로 서사를 대충 정리하면,

 - 플랜테저넷 왕조

흑태자 에드워드 요절 이후 어린 리처드 2세가 집권, 곤트의 존이 섭정을 맡음.

헨리 4세가 리처드 2세가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려 왕위를 찬탈하며 끝나게 됨

(단명한 계승자, 어린 왕, 찬탈한 삼촌...)

 - 요크 왕조

에드먼드의 아들, 케임브릿지 백작 리처드 헨리 5세에게 반역죄로 몰려 처형당함.

케임브릿지 백작 리처드의 아들 요크공 리처드가 프랑스 전선에서 싸움.

- 랭커스터 왕조

헨리 4세가 찬탈하며 개창, 헨리 5세, 헨리 6세로 이어짐

요크공 리처드는 헨리 6세의 섭정으로서 권력과, 

요크공으로서의 영지와 부, 

호국경과 에드워드 3세의 후손이라는 점에서 왕위 계승권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는 랭커스터 가문에게는 큰 위협이 됐습니다.

서머셋 공작과 마가렛 왕비는 결탁하여 요크공 리처드를 견제하기도 합니다.

헨리 6세가 정신병에 걸려 오락가락할 때, 요크공은 호국경에 올라 권력을 휘두르지만,

헨리 6세가 제 정신을 차리자 호국경을 파직하고, 개혁을 없던일로 돌립니다.

이에 요크공이 군대를 소집하여 내전에 돌입한게 장미 전쟁입니다.

(자세한건 미갤 다른분들의 글을 참조...)

만, 장미 전쟁 자체가 귀족의 내분이라서 게임 내 영향이 아주 크진 않습니다.

가문 경영인 크킹이면 모를까, 유로파는 군주로서 나라를 경영하는거라 딱히 중요한 역사적 이벤트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쪽을 더 알고싶으시면 왕좌의 게임이나 미갤 글들을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길고 전문성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