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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43번지 : 콘테를 유린한 투헬의 4-2-3-1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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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티아고 실바, 은골로 캉테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트레보 찰로바,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리스 제임스, 벤 칠웰이 부상으로 경기 출장이 불가했다. 토마스 투헬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4-2-3-1 시스템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투헬은 안토니오 콘테의 토트넘 핫스퍼의 3-4-3 시스템을 완벽히 분석했고, 4-2-3-1 시스템으로 전반전 토트넘 슈팅 숫자를 0에 머물게 했다.

투헬 4-2-3-1 시스템의 공격 상황

토마스 투헬은 위 그림과 같은 전형으로 토트넘을 공략했다. 말랑 사르, 안토니오 뤼디거가 센터 서클 주변에서 해리 케인을 마크했고, 조르지뉴는 공격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볼에 대비했다. 세자르 아즈필리쿠에타는 손흥민을 마크하면서 넓게 위치하기도, 3백처럼 좁히기도 했다. 양쪽 측면에는 측면 수비수 마르코스 알론소와 측면 공격수 하킴 지예흐가 위치했고, 카이 하베르츠와 로멜로 루카쿠가 투 톱처럼 전방에서 위치했다. 중앙 공간은 메이슨 마운트와 사울 니게즈가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볼의 회전을 도왔다.

[그림 2. 마운트의 공격 전개 지원으로 벌어진 공간]

공격의 특이점은 마운트의 자유로운 움직임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마운트는 주로 왼쪽 측면 공격을 주도하는 알론소와 하베르츠를 도왔고, 후방에서 공격을 전개할 때 밑으로 많이 내려와 공격 전개에 가담했다. 토트넘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번갈아가면서 마운트를 견제했는 데, 마운트가 밑으로 많이 내려오는 과정에서 서로 간의 거리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게 됐다. 첼시는 마운트가 생성한 공간으로 조르지뉴, 사울 니게스를 투입하여 공략했다.

또한 역습을 준비하는 손흥민을 이용했다. 토트넘은 수비 상황에서 루카스 모우라가 전진하는 중앙 미드필더를 마크하고, 케인과 손흥민은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준비했지만 투헬은 토트넘의 의도를 이용했다. 투헬은 아즈필리쿠에타에게 변칙적으로 오버래핑할 것을 지시했다. 오른쪽에서 답답한 공격이 이어질 때쯤 등장하는 아즈필리쿠에타는 첼시에게 순간적인 수적 우위를 가져다 줬다.

투헬 4-2-3-1 시스템의 수비 상황

투헬의 4-2-3-1 시스템은 수비 상황에서는 5백으로 전환하여 토트넘의 공격을 저지했다. 5백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아즈필리쿠에타는 오른쪽 중앙 수비수처럼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손흥민을 견제했고, 지예흐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처럼 움직이면서 토트넘 왼쪽 측면 수비수 맷 도허티를 방어했다. 볼이 토트넘의 3톱에게 연결되더라도 좁혀 있는 3백을 상대로 중앙 수비수가 3명이 된 첼시는 소유권을 금방 되찾았다. 특히 측면에서 반대편 측면으로 크게 볼을 돌리는 시도 조차 5백으로 전환되면서 시간을 지연시킨 덕분에 대비가 가능했다.

콘테는 후반전 도허티 대신 탕귀 은돔벨레를 투입하며 3-4-3 시스템 대신 4-2-3-1 형태로 변화를 줬지만, 첼시의 공격 전개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을 뿐 뚜렷한 득점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투헬의 비범함에 콘테는 완전히 패배했다.